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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달리기

고맙지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겠습니다. 뒤로 달리기와 계단 달리기의 매력에 빠진 토마스 돌트

2013년 토마스 돌트는 베이징 China World Summit Wing Hotel 수직 마라톤(Vertical Run)에서 우승했습니다. 사진: China World Summit Wing

 뒤로 달리기 세계 기록 7개, 계단 달리기 타이틀 45개 보유자인 토마스 돌트(Thomas Dold)는 더욱 더 특별한 승리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Continental GripWorld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모든 운동 선수가 가끔은 뒤로 달려야 하는 이유, 계단 달리기의 특별한 점, 또한 독일 텔레비전의 전설적 인물인 토마스 고트샤크(Thomas Gottschalk)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토마스 돌트 씨, 갑작스런 요청에도 통화할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열차로 이동 중이신가요?

 그렇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연습을 좀 하러 가는 길입니다. Main Tower에서 달릴 수 있다는 특별 허가를 받았거든요. Main Tower는 약 200미터로 독일 최고 높이의 빌딩입니다. Main Tower의 계단 통로는 훈련을 위한 최적의 장소입니다. 52층에 천 개의 계단이 있는데 수천 번 올라가 보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토마스 돌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운동 선수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뒤로 달리기 세계 기록 7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단 달리기에서 총 45회 우승한 경력이 있습니다. 사진: 마르셀 마이스터 토마스 돌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운동 선수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뒤로 달리기 세계 기록 7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단 달리기에서 총 45회 우승한 경력이 있습니다. 사진: 마르셀 마이스터

 시골에 살고 계신데요. 그쪽은 고층 건물이 거의 없어서 힘드시겠네요..

 예, 좀 그렇죠(웃음). 대도시에 살았다면 분명 훈련하기 더 좋고 여러모로 유리했겠죠. 제가 사는 곳 근처에 포도밭이 있는데 높은 사다리가 하나 있어요. 꼭대기까지 90미터 되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꽤 운동이 되죠. 하지만 실제로 계단 달리기 훈련은 건물의 실제 계단에서만 가능하죠. 그곳의 계단은 더 가파르고 더 길고 더 높아요. 중요한 건 운동화를 신고 경기에서의 속도로 몇 층이나 오를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에요. 그렇게 하려면 Main Tower의 계단 통로 같은 곳이 필요하죠.

 뒤로 달리기 세계 기록 7개에 계단 달리기 우승 45회의 기록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그 두 가지 훈련을 계속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자란 곳은 독일 남서부 “흑림(Schwarzwald)”의 고원인데요. 거기에 산지가 있어요. 거기서 달리기를 시작했죠. 제가 뒤로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3년이었는데 바로 빠져 버렸죠. 계단 달리기는 산악 달리기와는 엄청난 수준의 차이가 있어요. 어쩌다 보니 시작하게 된 셈이죠 18살 당시에는 새로운 도전 거리를 찾고 있었어요.

 

계단 달리기 대회가 어떤 것인지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선수 수십 명이 한꺼번에 좁은 계단 통로를 서로 올라가려면 폐소공포증 같은 게 들지는 않나요?

 계단 통로는 대부분 실제로 경주 대회를 열기에는 비좁긴 합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달릴 만큼의 공간은 전혀 나지 않죠. 제가 대회에서 우승한 곳은 거의 다 뉴욕이었는데 당시 100명이 동시에 첫 계단 쪽으로 출발해 달려갔어요. 계단 통로로 들어가려면 모두가 같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문의 크기는 그냥 보통 크기였어요. 따라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마치 바늘 구멍처럼 모두가 서로 비집고 들어가게 되죠.

2013년 토마스 돌트는 베이징 China World Summit Wing Hotel 수직 마라톤(Vertical Run)에서 우승했습니다. 사진: China World Summit Wing 2013년 토마스 돌트는 베이징 China World Summit Wing Hotel 수직 마라톤(Vertical Run)에서 우승했습니다. 사진: China World Summit Wing

 게다가 모든 계단 통로가 서로 다르게 설계되어 있는데요. 그럴 경우 본인의 달리기 전략에 어떤 영향이 미치나요?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최상의 전략은 보통 정상까지 최대한 빠르게 뛰는 것이죠. 경쟁력이란 그 건물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에 달려 있어요.

 지금은 계단을 보면 건물 내부에서의 일반적인 이동 수단으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파리에서 휴가를 보내는데 에펠탑을 최단 시간에 올라 기록을 세우고 싶은 욕구 같은 걸 느끼시나요?

 물론 저한테는 계단이 다르게 보이죠. 계단을 보면 힘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렇죠.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있어요. 그러면 계단을 오르는 게 수월하게 느껴질 때가 많죠. 저에게는 저를 막는 정신적 장애물이 없어요. 그건 장점이지만 그런 것은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올라가야 할 계단 수가 몇 개든 이렇게 결심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맙지만 계단을 이용하겠습니다. 운동을 좀 하려고요.” 아무튼 엘리베이터는 너무 느립니다. 엘리베이터가 층마다 도착할 때면 저는 제가 가려는 곳이 어디든 이미 도착해 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운동도 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단이 있는 곳마다 뛰어 올라가고 싶지는 않아요. 여유로운 속도로 에펠탑의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프랑크푸르트의 Main Tower 계단 통로에서 훈련 중인 토마스 돌트. 프랑크푸르트의 Main Tower 계단 통로에서 훈련 중인 토마스 돌트. 사진: Marcel Meister

 뒤로 달리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참가하신 첫 경주가 독일 선수권 대회였는데요, 준비 없이 우승을 하셨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당시 한 번 훈련을 한 상태였는데 뒤로 달리기가 제대로 되는지 확인 차원에서 해 봤어요. 그런 다음 “여성 및 어린이” 부문의 경주에 참가했어요. 제 속도가 정말 빨랐고 불과 4분 07초 만에 결승점을 통과했어요.

 보통 프로 경주 우승자는 전체 대회의 우승자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우승한 프로 선수는 실제로 6초 더 늦게 들어왔어요. 아마추어 선수 중 한 명이 그렇게 빨리 달렸다는 사실을 경기 주최측에서도 믿을 수 없었죠. 자신도 모르게 제가 독일 챔피언이 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현재는 어림도 없는 시간대로 우승을 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10 km 경주에서 1 km당 평균 20초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제 킬로미터당 세계 기록은 3분18초입니다.

 뒤로 달릴 때 자꾸 어떤 물체나 혹은 다른 선수들과 부딪히지는 않나요? 그리고 항상 어깨 너머로 봐야 하는데 목이 경직되지는 않는지요?

 아니요, 뒤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목이 뻣뻣해지지는 않아요. 자전거를 타고 제가 가는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그 사람을 볼 수 있고 그 사람은 제 뒤쪽의 상황을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제가 뭔가에 부딪힐 상황이 있으면 저에게 알려 주죠. 물론 그런 것이 정신적인 도전이긴 하죠. 제 눈 역할을 하고 있는 그 파트너를 완전히 믿어야 하니까요. 또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해요. 뒤로 달리는 것은 자신감을 키우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뒤로 달리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어떻게 반응하나요?

 뒤로 달린다는 개념을 꽤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취미가 달리기인 사람에게 제 10 km 기록이 38분 50초라고 말하면 제가 뒤로 달리는 속도가 자신이 앞으로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데 꽤 놀랍니다. 저는 훈련을 많이 해요. 또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마음을 타고났어요. 뒤로 달리기가 널리 알려진 스포츠는 아니에요. 이에 대한 책이 수십 권 나와 있지도 않고요. 자기 스스로 알아 가야 하죠. 자신의 기량은 스스로 키우는 수밖에 없어요. 이처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특히 지도자의 역할을 맡은 사람처럼 업무에 있어서는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어요. 뒤로 달리기는 실제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내적 평정 상태에 도달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러한 균형은 어떻게 도달하나요?

 균형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죠. 뒤로 달리기와 계단 달리기는 신체 발달에 매우 중요합니다. 계단 달리기는 상체와 다리의 힘을 키우는 데 더없이 좋습니다. 또한 뒤로 달리기는 훌륭한 등 운동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어요. 그러면 앞으로 달릴 때에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요. 정말 모든 운동 선수에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균형을 이루려면 단순히 계단이나 뒤로 달리기 경주만으로는 부족할 거예요. 그보다는 자기반성이나 유머 감각,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더 중요해요. 이를 통해 좌절을 극복할 수 있어요.

토마스 돌트의 뒤로 달리기 연습 장면. 사진: 비공개 토마스 돌트의 뒤로 달리기 연습 장면. 사진: 비공개

 기록을 깨는 데 집착하는 운동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만 그런 건 아니에요.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그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 생각됩니다. 우리에게 지속적인 자기 향상의 욕구가 없었다면 우리 인류의 문명은 오늘날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겠죠. 아직도 네 발로 기어 다니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다행히도 어떤 시점에 누군가 기는 것보다 걷는 것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죠. 이 처럼 어떤 것에 대한 지속적 향상 욕구는 아이들에게서 가장 뚜렷이 나타납니다. 성인은 성장 과정의 어느 시점엔가 이 같은 욕구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물론 그 밖의 외부적인 요인들도 있어요. 달리기 행사 중에는 어린이 성인 할 것 없이 모든 참가자가 메달을 받는 경우가 많은 걸 알게 됐어요. 모든 사람에게 메달과 증서를 주는 건 물론 좋은 일이에요. 그 반대로 만약 완주자 중 1, 2, 3등에게만 메달을 준다면 메달의 가치는 훨씬 더 올라가겠죠. 무언가 특별한 것을 이루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는 열망은 모든 인간이 갖는 공통점이죠.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는 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에 있어 지극히 유용한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년에는 매우 특이한 경험을 하셨는데요. 토마스 고트샤크가 진행하는 독일의 TV 방송 프로그램 “Wetten, dass..?(내기 하실래요?)”에서 ‘맨손 건물 오르기 달인’과 정면 대결을 벌이셨죠. 르네 가브리스(Rene Gabris) 선수가 고층 건물의 외부를 오르는 동안 안쪽의 계단을 뛰어 올라가셨죠. 결국 경쟁자가 3초 더 빨리 도착했고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 앞에서 패배를 당해야 했죠...

 그렇게 확실한 패배는 생전 처음이었어요.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죠. 우선 그 실외 도전은 해당 방송에서 정말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었어요. 제 경쟁자는 그 방송에서 최고 우승 가능 후보로 시청자 56퍼센트의 득표율을 보였어요. 시청자들에게 그 대결이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아무튼 “Wetten, dass..?”는 스포츠 방송은 아니었어요. 예능 쇼였고 토마스 고트샤크는 독일의 전설적인 분이죠. 따라서 결론적으로 제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승이 가장 중요하진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더 중요했던 것은 그 다음 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우승한 것이죠. 그 텔레비전 방송은 그냥 아주 재미있었어요.

 계단 뒤로 달리기를 한 번 시도해 보실 생각은 없나요?

(웃음) 아직까지는 코치를 열심히 찾고 있고요, 제 스타일의 자잘한 문제들을 해결 중이에요. 모두 농담이고요, 계단을 뒤로 달리는 것은 신체 구조적으로 가능할 수가 없죠. 최소한 경쟁적 차원에서는 그렇습니다. 까치발 상태로 발꿈치를 바로 위 계단으로 올려야 하는데요. 사망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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